역대급 긴축 예산, 건전재정은 지켜졌을까?
정부는 2025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총지출 증가율을 3.2%로 제한하는 강도 높은 긴축재정을 예고했습니다. 특히 복지·보건·고용 등 민생 직결 부문의 예산은 4.8% 증가에 그쳤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재정건전성을 위한 노력이 돋보이는 것 같지만, 실제 관리재정수지는 -2.9%로 여전히 적자입니다[1]. 이는 정부가 설정한 재정준칙 기준인 -3%를 못 벗어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긴축 재정이 실질적인 재정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문제는 이런 긴축이 단순히 전시적인 성격에 그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세수 감소와 감세 정책이 병행되면서 실질적인 재정여력 확보는 어렵고, 적자는 계속 누적되고 있죠. 긴축은 했지만, 재정도 민생도 동시에 잡지 못한 형국입니다. IMF가 강조하는 확장적 재정과는 정반대의 방향입니다. 물가나 금리 변수가 여전히 민감한 와중에 지나친 긴축은 오히려 경기 회복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민생복지 후퇴, 체감경기는 더 나빠질 수도
2025년 예산안의 민생 관련 예산 구성은 여러모로 우려스럽습니다. 고용, 복지, 건강보험 등 취약계층 보호와 밀접한 항목들의 증가율이 작년 대비 크게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약자나 자영업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예산 항목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체감경기는 더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1].
그뿐만 아니라 정부는 재량지출의 10%를 줄이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4년 연속 이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생기는 재정 여력은 반도체, 인공지능 등 미래 산업을 위한 R&D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3][5]. 물론 산업경쟁력 강화도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시민들의 삶의 질과 생계 문제 해결이 더 시급한 주제 아닐까요? 지금의 긴축 재정 기조는 사회안전망을 축소시키는 방식으로 흘러가는 모양새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의무지출은 눈덩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더 줄어든다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의무지출의 비중과 절대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경직성 지출, 특히 연금, 건강보험, 공무원 인건비는 매년 고정적으로 올라가는 구조라 정부가 예산을 각 부문에 유연하게 배분할 수 있는 여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죠[4]. 이 가운데 미래산업 투자나 경기부양용 특별지출은 점점 모순되는 선택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나름의 논리로 산업경쟁력 강화를 통해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단기적인 민생 수요 충족이 먼저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특히 저출산 문제와 청년층의 삶의 질 확보, 돌봄 예산 등의 집중 투자가 절실하지만, 이번 예산안에는 그 흔적이 많이 부족하죠.
한편 국제기구와 신용평가사들은 한국 정부에 대해 미래 지출 압력에 대비한 재정건전화를 지속 촉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의 긴축은 '무턱대고 줄이자' 식이 아니라 **'필요한 곳은 남기고 덜 중요한 곳을 줄여야 한다'**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현실은 예산줄이기식 구조조정만 반복되고 있습니다.
숫자 속 성장은 있으나 국민 체감 성장 빠졌다
이번 예산안이 강조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는 '산업경쟁력'입니다. 반도체, 우주항공, 바이오, 그리고 디지털 전환 관련 예산은 비교적 잘 챙겼습니다. 이들 산업은 중장기적인 한국 경제의 돌파구가 되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그런 접근 자체는 옳습니다[3][5]. 하지만 문제는 국민들이 체감하는 성장 요인은 전혀 챙겨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은행과 국회예산정책처(NABO)가 제시한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2%**인데 이는 낙관적인 수치입니다. 이미 물가와 금리는 안정되었는데도 체감 경기는 낮고 중산층 이하의 소득은 더 위축될 가능성이 큽니다[6]. 특히 세입기반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감세 정책까지 병행되면 불균형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실제 재정의 여유가 있다면 현재 고통받는 계층부터 먼저 살려야 성장도 따라온다는 인식이 필요해 보입니다.
즉, 2025년 예산안은 앞글자만 보면 스마트한 전략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시 한번 민생과 미래 사이의 불균형이 반복되고 있는 셈입니다. 숫자는 지켰지만 사람은 빠졌다는, 정책설계의 함정을 재확인할 수 있는 예산안입니다.
📚 출처:
[논평] 건전재정도 민생도 없이 긴축한 2025년도 예산안
https://www.peoplepower21.org/tax/1974178
올해 예산안 '산업경쟁력'에 방점…재량지출 10% 감축
https://www.newspim.com/news/view/20250325000137
초고령사회 '의무지출 눈덩이'…정부 "재정 지속가능성 우려"
https://www.yna.co.kr/view/AKR20250325000800002
[사설] “내년 재량지출 10% 이상 감축”…재정준칙 법제화부터 서둘러라
https://www.sedaily.com/NewsView/2D6SQRP4BK
(2025년) NABO 경제전망 (2024~2028). 1, 지출
https://nsp.nanet.go.kr/plan/subject/detail.do?nationalPlanControlNo=PLAN0000048910
